저의 인생작 중 하나로 꼽히는 쿠팡 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
이 작품은 작은 거짓말로 시작된 거짓 인생이 걷잡을 수 없는 삶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로,
감정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강렬한 서스펜스와 심리적 깊이를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거짓말과 욕망, 그리고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현대 사회에서 성공과 인정 욕구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인물 소개
이유미 / 이안나 (배수지)
어릴 적부터 영특했던 안나의 첫 인생 선생이었던 외국인 캐서린은 그녀에게 포커페이스를 가르칩니다.
거짓말로 자기의 이익을 챙기고 약점을 가리라고, 다 보여주지 말라고.
그 말을 유미의 인생을 좌우하게 되는데요.
전교 1등을 하던 유미는 초임 교사로 부임해 온 음악 선생과 비밀 연애를 하다가 들통이 납니다.
결국 유미는 서울로 강제 전학을 당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함;;)
수능을 4개월 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았던 유미는 원하는 대학에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실망이 두려워 대학교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유미의 첫 번째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하숙집 내에서도 대학생 행세를 하다가 서울대생 남자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남자친구를 따라서 유학을 가려고 하지만 남자쪽 집에 학력위조 사실을 들키게 됩니다. (정말 조마조마했던 순간이었어요.)
철저하게 가난한 인생 속에 몸부림 치던 유미는 부잣집 딸 현주의 영어 이름 안 나와 학력을 훔쳐오면서 그녀처럼 살아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한번의 거짓말은 그녀에게 교수라는 명성과 어마어마한 인맥을 가져오게 되고, 결혼과 함께 신분상승의 확실한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모두가 부러워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완벽한 이안나로 변신해 안나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현주 (정은채)
마레 갤러리라는 가족이 운영하는 마레 갤러리 사장의 딸로 유미를 직원으로 부리며 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갤러리를 통해 부자가 된 아버지의 재력으로 금수저의 혜택을 모두 누리며 살았던 현주는 유학도 다녀오고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부러운 금수저..)
외국 유학생활을 통해 화려한 학력과 패션 감각을 가지고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요.
결혼도 집안의 수준에 맞춰 잘나가는 의사와 하기로 약속하는데요.
그러던 중 현주가 여행 스케쥴을 이야기하며 유미에게 갱신해 오라고 던진 여권이 유미에게는 인생을 흔드는 키가 됩니다.
본인 행세를 하면서 살던 유미와 마주친 현주는 본인의 이름을 도용해서 살았던 인생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려 합니다.
2. 거짓으로 쌓아올린 인생이라는 탑의 붕괴 과정
유미는 안나라는 가짜 신분으로 살면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을 계속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으로 덮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 거짓말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연쇄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진짜 유미의 과거는 안나로 살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데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는 안나, 아니 유미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갑니다.
안나의 삶은 완벽해 보였지만,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녀의 거짓된 정체성이 점점 주변사람들의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나는 점점 더 많은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불안과 압박감은 결국 그녀를 파멸로 이끄는 단초가 됩니다.
3. 해석 - 거짓과 욕망의 함정
안나는 거짓말의 위험성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인가의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작은 거짓말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잃게 만드는 과정을 강렬하게 그립니다.
유미가 안나가 되는 과정은 현대 사회에서 성공과 인정에 대한 강박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성공을 꿈꾸며 겉모습을 포장하고, 진실을 감추기도 하는 모습을 유미의 선택을 통해 투영할 수 있습니다.
안나라는 드라마는 욕망을 이루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닿을 수 없는 욕망에 욕심을 품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드라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미는 그저 대학생이 되고 싶었고,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유학길에 오르고 싶었고, 구질구질한 인생에서 벗어나 더 좋은 일자리를 얻고 싶었고, 부자인 사람을 만나서 신분상승과 재력을 얻고 싶었던 소녀였습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그녀는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거짓으로 쌓아 올린 아슬아슬한 유미의 인생이라는 탑은 무너져 버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