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나도 봤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에서 다들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 하길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게 된 중증외상센터.
첫 오프닝 장면은 미생을 떠올리게 하는 외국 로케 장면으로 역시나 사람들의 시선을 훅 끌 수 있도록 자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기본적인 선입견과 작위적으로 반감을 느끼고 1차 정주행 도전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며칠 후, 넷플릭스에서 정말 볼 게 너무 없다 느껴져 이어 보기 코너에 있는 중증외상센터를 다시 클릭해 보기 시작했고,
정주행을 마친 뒤에는 안봤으면 후회했겠다 싶은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작품 설명
백교수는 현실 속 이국종 교수님을 본떠 만든 캐릭터 같은데요.
현실 속 중증외상센터의 실태를 고발하는 메시지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보면서 함께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면서 시청했습니다.
중증외상센터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병렬식 구조로 회차마다 보여주는데, 하나의 큰 스토리가 있어서 몰입이 깨지지 않았습니다.
일반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에피소드들이 연결성이 없이 회차 때우기 식으로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중증외상센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감상평
수술 집도 장면이나 연출이 정말 의사 출신 작가분이 써서 그런지 현실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미술팀도 열일한게 느껴졌습니다. 피, 내장 등의 연출이 훌륭했습니다.
어디든 적폐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발전이 더딘 것이겠지요.
일분일초를 다투는 의료현장과 구조현장에서 윗선의 공문을 받아라, 허가를 받아라 등의 장면이 나올 때 특히 분노가 일었습니다.
구조헬기 공문 에피소드, 인공 혈관 안 빌려준다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연기적인 측면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백교수의 취임식날 먼저 온 의사 선생님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그중 기조실장님은 잠을 주무십니다. 거기까진 좋았으나 백교수가 소리를 쳐도, 옆에 과장이 싸우고 난리가 나도 자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가장 말이 안 되는 연기 설정이었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또한 악역을 맡은 의사 선생님들이 굉장히 젠틀하게 화를 내고 백교수를 배척하는 것도 현실과는 괴리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그보다 더 냉정하고 잔인한 사람들이었겠지요.
백 교수의 연기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사람은 참 거리낄 것이 없는 사람이구나를 주지훈의 연기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깨지 못하는 나의 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통 연기파가 아닌 분들 중에 저런 연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격적으로도 자신감이 넘치고 길거리 한복판에서도 미친 사람처럼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사람.
주지훈의 연기에서 그런 게 느껴졌습니다.
추영우 님은 잘생기셨고 모범생 같은 이미지를 가졌고, 찰떡 캐스팅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국종 교수와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 드라마를 정주행 한 뒤, 중증외상센터의 현실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이국종 교수의 삶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가 과장된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희망차게 나온 것이 드라마 속 가상현실이었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그 짧은 순간에만 정치인들은 예산을 투입하고, 닥터헬기를 늘려주고...
보여주기식 제도 개선에만 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수술방 하나에 필요한 인력이 최소 7명인데 지원자가 없다는 겁니다.
헬기를 늘리면 뭐 하겠습니까?
헬기를 타고 사람을 살려줄 의사가 없는데요.
의사분들 처우개선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속 중증외상센터에서도 항문과 백 교수, 두 명이서 24시간 돌아가는 센터를 책임지고 수명을 갈아 넣습니다.
실제로 이국종 교수님은 과로와 혹사로 인해 눈 한쪽이 실명되셨다고 합니다.
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이런 중증외상센터, 응급실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 취업 일자리는 미친듯이 줄고 있다는데,
저기 취업해서 일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많지 않을까요?
국가에서 교육을 해주고 취업 시켜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학적 지식 습득은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면 여러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